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數의 哲學 (수의 철학) 


고대 희랍의 피타고라스학파는 사유재산을 모두 헌납해야만 입회가 가능한 비밀 수행자 집단이었다. 이들의 수행 방법은 세 가지였다고 한다. 명상, 음악, 수학이다.  

왜 피타고라스는 수학을 수행법에 포함시켰을까? 우주적 진리와 신(神)의 뜻은 숫자로 나타난다고 보았기 때문이 아닐까. 수(數)는 눈에 보이지 않는 추상적 진리를 눈에 보일 수 있도록 분명한 방법으로 나타내는 힘이 있다. 따라서 수학을 연마하면 우주의 진리에 한 발짝 다가설 수 있다고 보았다. 신의 뜻이 무엇인지도 짐작할 수 있다.  

상수학(象數學)의 대가인 중국 송대의 학자 소강절(邵康節)도 '수즉신(數卽神)'이라고 설파한 바 있다. 숫자를 반복하면 거기에 해당하는 주술적인 힘이 내포되어 있다고 본 것이다. 동양에서는 태양과 달, 그리고 5개 별(五行)을 신(神)으로 보았다. 이 오성(五星)은 숫자로 표시된다. 수성을 상징하는 숫자는 1과 6, 화성은 2와 7, 목성은 3과 8, 금성은 4와 9, 토성은 5와 10이다.  

필자는 팔자에 물이 부족해서 수성의 도움을 받으려고 1과 6이라는 숫자를 좋아한다. 그런가 하면 한국 명리학(命理學)의 바이블인 '사주첩경(四柱捷徑)'을 쓴 이석영 선생은 생전에 6이라는 숫자를 기피하였다. 책을 쓸 때에도 제6권은 건너뛰었다. 본인 팔자에 물이 많기 때문이었다.  

시골 동네의 장날은 5일장인데, 예를 들어 4일과 9일이 장날인 지역은 그 지역의 진산(鎭山·중심 산)이 금성의 모습으로 생겼기 때문이다. 금성에 해당하는 산의 모습은 바가지를 엎어놓은 것처럼 둥그렇게 생겼다. 5일과 10일이 장날인 동네는 진산이 토성의 형태이다. 토성은 테이블처럼 평평하게 생긴 산을 가리킨다. 우리나라 시골 장날 숫자도 그냥 정한 것이 아니다.  

서울 한전 부지 입찰에서 정몽구(鄭夢九) 현대자동차 회장이 입찰 보증금으로 낸 금액이 흥미롭게도 '9999억9999만9999원'이라고 한다. 본인 이름의 9자를 고려한 액수 같다. 예상을 뛰어넘는 10조5500억의 높은 입찰 금액을 써낸 것에 대해서 "국가로 들어가는 돈이니까 더 내도 괜찮다"는 답변을 했다. 자기도 좋고 국가에도 좋은 '자리이국(自利利國)'이다.  [출처] 본 기사는 프리미엄조선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


조용헌


[출처] 본 기사는 프리미엄조선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

조용헌 칼럼리스트가 조선일보 '조용헌 살롱'에 작성하신 글 입니다.

Copyright ⓒ 조선일보 & Chosun.com 입력 : 2014.09.22 0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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